바다가 되돌려준, 뉴-락



스펀지락, 2020, 한국 

출처: 장한나 인스타그램 @new___rock

2020년 겨울, 서울 연희동 ‘보틀라운지’에서는 장한나 작가의 전시가 열렸다.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한 작가는 해변에서 채집한 것들을 전시했다. 언뜻 자연물처럼 보이는 이 사물들은 곰곰이 뜯어보면 버려진 플락스틱과 같은 인공물들이다. 작가는 이것들을 ‘뉴락(New Rock)’이라 이름 붙였다. 자연에서 돌아온 새로운 암석이라는 뜻이다.

 

작가는 플라스틱이 자연에 버려진 후 오랜 시간이 지나 햇빛에 노출되고 풍화작용을 거치면서 점차 부식되고 변형되어 돌의 형상을 하게 되는 것에 주목했다. 그리고 값싸고 가공이 쉽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도입된 플라스틱 사용이 빚어낸 결과를 눈앞으로 가까이 가져와, 우리가 소비한 물건들의 폐기 이후를 고민하도록 촉구한다. (장한나 인스타그램 링크)

 

언젠가 서해안의 섬들인 우이도, 무의도를 방문했을 때, 인적이 드문 해변에서 쓰레기 퇴적 광경을 보고 놀랐던 경험을 떠올린다. 백사장까지 표류해 온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은 멀리서 보면 마치 형형색색의 조약돌인 양 아름답기까지 했고, 난생신화에서 신이 탄생하기 직전의 알을 연상시키는 동그란 암석은 다름 아닌 스티로폼이었다.



장한나 작가는 주로 관광지화되지 않은 바닷가에서 뉴락을 채집한다고 한다. 관광지화된 바닷가는 떠밀려오는 쓰레기를 주기적으로 청소하는 데에 반해, 관광객이 많이 찾지 않는 바닷가는 밀려온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채집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는 이번 여름, 새로운 그룹 전시와 섬마을 어린이 미술 워크숍 등에 참여하는데, 쓰레기와 우리에게 예고된 미래를 호소할 것으로 기대한다. 전시는 5월 말부터 약 두 달간 ‘인천아트플랫폼’에서 <간척지, 뉴락, 들개와 새, 전원의 소리로부터(Reclamation, New Rocks, Stray Dogs, Birds, and Acoustics of the Garden)>라는 제목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6월 중에는 흑산도를 방문하여 ‘자산어보마을학교’에서 현지 학생들과 함께 미술 워크숍을 가지게 된다. 관련 소식은 추후 본 온라인플랫폼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매일 음식물을 섭취한다. 천천히 씹고 으깨고 삼키는 동안 그것이 어디에서 어떻게 자라나 무엇을 품고 내게로 왔을지를 골똘히 생각해 보자. 난파한 쓰레기 더미에서 폐플라스틱 가루를 머금고 솟아난 것이기를 누구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다른 생명체가 어디에서 왔을지를 상기하면서 바다와 더불어 사는 감각을 깨우는 것으로 삶의 한 부분을 채우면 어떨까.



글_섬문화다양성네트워크

인식, 질문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영화 “Seaspiracy” 포스터

출처_https://en.wikipedia.org/wiki/Seaspiracy

왜 우리는 바다숲을 이야기하려 하는가. 평생 대도시에 살며 시장의 편리를 누렸던 나로서는 사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지 않았다. 최근 이슈가 되는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정도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생각에 머물러서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 본 적이 없었다. 신안 섬문화다양성네트워크의 ‘바다숲 살리기 산다이’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내 인식의 고리부터 조금씩 바꿔 가는 것이 어쩌면 제일 필요한 작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환경 관련 이슈를 찾아보고 있다. 문명의 마지막 시그널 같은 현재 우리의 지구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누군가는 육류와 어류를 섭취하지 않으면서 생태계 보존을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매일 마시는 커피의 용기로 플라스틱 컵 사용부터 자제하려고 한다. 다른 사람의 실천 정도에 대해 도덕적 판단을 하는 것보다 우리에게 더욱 필요한 근본적 태도는 인식한 문제를 토대로 각자 질문을 던지고, 그것을 일상에서 어떻게 실천하려고 노력하는가 하는 것일지 모른다. 얼마 전 시청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Seaspiracy>(2021)에서는 지금처럼 인류가 생선을 소비하면 2048년에는 바다에 물고기가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는 매우 놀라운 이야기를 했다. 또한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46%는 어획을 위한 어망이라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무엇을 섭취하고 후세에게는 먹거리를 어떻게 남겨주어야 하는가’.

나는 어떤 과격한 구호를 외치고 싶지 않다. 우선 환경에 대한 수많은 이슈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질문할 것인지부터 시작하고 싶다. 나보다 앞서 이 고민을 한 사람들의 질문을 따라가는 것에서 시작하여 나의 ‘할 수 있음’을 실행해 보려 한다. 얼마 전 서울 삼청동에 있는 과학책방 ‘갈다’의 기후 코너에서 <한 배를 탄 지구인을 위한 가이드>를 구매했다. 바로 이 책에서부터 바다 깊숙이 남겨진 우리의 바다숲에 대한 질문을 꺼내 보려 한다.

 

신안 앞바다에 잠겨 있던 도자기들이 과거로부터 온 유물이었다면 현재 우리의 바다에 살고 있는 생태계는 후세를 위한 미래 유물이 될 것이다.



글_문화오름 대표 양윤희

*이미지: 네이버지도 위성사진

 섬문화다양성네트워크 인스타그램 

Copyright ⓒ 2020 섬문화다양성네트워크 All rights reserved. 신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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